협동조합 콘서트 3회 ‘생활밀착형 협동조합’ 이야기입니다!

2013-07-02 조회 : 3300댓글 : 0
  • 주최/주관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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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으로 어떤 일을 해볼 수 있을까?” “협동조합을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협동조합의 실제 운영은 어떻게 이뤄질까?”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나 협동조합 주간을 맞았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은 다소 잦아든 반면, 현실적인 관심과 구체적인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위즈돔, ep-coop이 주관하는 협동조합 콘서트에 대한 시민들의 꾸준한 참여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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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회 행사부터는 실제 사례를 들어보고 있는데요, 지난 627일의 3회 행사도 생활협동의 발견: 생활밀착형 협동조합을 만나다라는 3가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서울시 신고 1호 협동조합의 영예를 지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과 제화 장인들의 기술 전수와 수제화 발전을 위해 뭉친 서울성수수제화생산협동조합’, 그리고 마포의료생활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입니다. (당초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 소개가 예정돼 있었으나 발표를 맡은 민앵 이사장이 전날 부친상을 당한 관계로 마포의료생협 소개로 대체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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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발표자로 나선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http://cafe.daum.net/KDCoop) 이창수 이사장은 우리는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문을 열어 참석자들을 잠시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이어진 설명은 이랬습니다.

 

 “우리는 협동조합을 만났습니다. 환상적인 일입니다. 대리운전 기사들,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절반 이상이 신용불량자들이지만 그 안에도 보면 인재가 많습니다. 성품도 좋고 성실합니다. 그런데도 사회에서는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협동조합을 만나면서 인식을 전환시키자, 그래야 우리도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군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협동조합은 하늘이 준 선물입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대리운전협동조합을 위한 준비는 2011년부터 이미 시작됐습니다. 권리 보장 등을 위한 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로 처음에는 노동조합 설립을 알아봤지만 법적인 문제에 부닥쳤고, 협회 구성을 알아봤는데 금전적으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리기사들이 한 달 밤새워 일해 봐야 월수입이 120~150만원인데, 거기서 돈을 모아 협회를 만든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협동조합을 만난것인데요, 인적자원만으로 구성할 수 있고, 큰 자본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보였다고 합니다. “더디더라도 해나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현재로서도 조직이 완전히 꾸려진 것은 아니고 정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 큰 자산입니다. 무엇보다 대리운전업계의 나쁜 관행들을 바꿔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손님과 대리운전 기사 둘 다 발언권이 없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회사와 콜 대행업체만 배 불리는 양상이지요. 또 가격경쟁이 심해서 제살깎아먹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체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리기사에게 좋은 회사가 고객들에게도 믿을 수 있고 편리한 회사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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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과 일반 회사의 차이로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은 조합원 전원이 사업주이므로 고객 서비스가 분명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일반 업체와 달리 연령제한 없이 운전할 수 있으면 조합원으로 일할 수 있게 하고, 손님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대리기사의 신분증을 손님 휴대폰으로 보내 줄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안전한 대리기사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겠죠?

 

 이 이사장은 또, 협동조합의 사회적가치를 주목합니다. “협동조합의 자립 필수 조건은 연대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조합원이 대리기사 위주이지만, 앞으로 손님이 조합원으로 들어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꼭 술을 마셨을 때만이 아니라, 운전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이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으로 위기의 성수동을 수제화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의 서울성수수제화생산협동조합(http://cafe.daum.net/s-coop)의 김현호 이사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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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일 창립한 이 협동조합은 수제화 장인, 장인 2, 공방 대표, 디자이너, 활동가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창립 목적은 공동브랜드 및 디자인 개발’, ‘공동 부자재 구매’, ‘공동 생산’ , ‘공동 판매등인데 궁극적인 목표는 고용 안정입니다.

 

 성수동 제화거리는 한국전쟁 이후 염천교, 명동, 퇴계로, 회현동 일대에 생겨나 8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던 수제화 공방 밀집 지역이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성수동으로 밀려 나오면서 조성됐습니다. 현재 메이드 인 코리아구두의 70%가 성수동 300여개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기성 브랜드와 동대문, 남대문 등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대부분입니다. 브랜드에 납품하면 업체가 받는 돈은 한족에 2000원이 고작입니다.

 

 거기다 대기업의 유통시장 독점과 브랜드화, 값싼 중국 신발의 유입, 열악한 근무 환경과 기능인 고령화, 장기적 경기침체 등 원인으로 제화업계에는 “10년 후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 상품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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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이사는 이 위기의식으로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라며 특히 업계의 고령화는 심각해서 50대 중반만 돼도 젊은 축인 상황이라 이 협동조합을 통해 젊은 인력들이 유입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김 이사가 밝힌 협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은 이상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초기 진행 단계에서 다수의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고, 민주적 의사 결정 방식이 미숙하다는 점도 절감했다는 것입니다. 또 출자금을 모으는 것도 돈이 왔다갔다 하는것이다 보니 민감한 사안이 되고, 성격이 급한 분들은 회의 과정을 참지 못 하고 짜증을 내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김 이사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 “업체 혼자서는 거대 유통조합이나 브랜드와 싸울 수가 없지요. 그러나 소자본들이 모여 협동조합으로 공동매장을 운영하면 리스크가 분산되고, 정보 수집도 빠르기 때문에 해 볼만 합니다.”

 

 김 이사는 협동조합을 통해 성수동을 대한민국 수제화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자 처우도 개선돼야 하고, 잉여금의 재투자를 통해 후진 양성, 기술 개발 등이 이뤄지고, 그 혜택을 조합원들이 다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를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서울성수수제화협동조합이 지향하는 바를 무수옹(無愁翁)’이라는 세 글자로 표현했습니다. 장인()들이 근심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꿈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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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발제자는 마포의료생협(http://mapomedcoop.net/) 정경란 이사장이었습니다. 3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치고 지난해 6월 창립총회를 가진 마포의료생협은 오는 9월 병원 개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주민 교육, 의식 교육, 조합원 모집, 의료기관 개설에 필요한 출자금 모금 등을 진행하느라 오래 걸린 것인데, 그 과정에서 건강한 삶’, ‘건강한 마을을 위한 주민 소모님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특히 건강 실천단이라는, 식생활 바꾸기 소모임에는 많은 주민들이 동참했고, 호응도 컸습니다. 또 과다 처방의 문제 등을 의료진과 함께 교육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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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과정들을 통해 현재 조합원 437, 출자금 4500만원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조합원 중에는 마포 성미산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많고, 공덕동 시장과 월드컵시장 상인들도 많이 가입해 있는 상태입니다. 정 이사장은 상인 분들은 의료기관에 잘 가지 않으셔서 우리가 의료진과 함께 찾아가서 검진을 해 드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의 좋은 점에 대해 정 이사장은 이익보다는 나눔의 가치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의사들은 재료를 유기농을 쓰고, 의사들은 과잉 처방을 하지 않는 식입니다.

 

정 이사장은 전국에 18개 의료생협이 있는데 더 많아졌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사회의 노인복지를 감당하기 위해 노인과 어린이가 한 공간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노치원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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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역시 구체적인 운영 측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조합원, 조합비 등을 물었는데요, “조합비는 월 5만원이고, 첫 조합비를 낸 조합원은 22명이었다고 합니다.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월 5만원은 큰 돈입니다. 당초 논의를 시작했던 인원은 200여명이었고, 카페 회원은 2000명 이상이었습니다. 조합비가 월 2만원 수준만 돼도 가입자를 모으기가 훨씬 쉬웠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저자인 이탈리아 학자)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가 방한해 강연했

을 때, 세 번을 다 쫓아다닌 끝에 자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수를 늘리려고 하지 말고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 출자금을 높이라고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잘 나가던 직원협동조합에 마피아 두 명이 들어가서 문 닫은 경우도 있다면서요. 지나고 보니 그 말씀이 맞았습니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오픈할 계획도 있습니다.”

 

 협동조합 콘서트 3회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다음 행사는 협동조합 주간을 맞아 72일 오후 630분부터 시청 8층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특별 콘서트 <협동의 한여름밤, 이야기 꽃을 피우다>입니다.

협동조합팀의 문화공연과 토크 콘서트, 협동조합 영화 위캔두댓상영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참가 접수는 위즈돔 홈페이지(http://wisdo.me/2616), 문의는 070-8260-5200으로 해 주세요!

 

 74일 오후 2~6시에는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한국협동조합경영포럼과 함께 주최하는 토론회 한국의 협동조합과 협동조합 경영이 열립니다. 장소는 저희 센터 바로 옆, 서울시 청년일자라허브 다목적홀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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