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회 협동조합콘서트가 열렸습니다!

2013-06-19 조회 : 5906댓글 : 0
  • 주최/주관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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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당찬 포부의 협동조합 콘서트’ 2회차가 진행됐습니다.

 서울시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조금 부끄럽게도 콘서트라는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네요!

 앞뒤로 길고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장소(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 탓이기도 하고, 음악적 요소가 없는 탓이기도 합니다. 협동조합에 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려는 목적이 더 강조되어 그런 것이라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콘서트라는 수식어는 사실 토크 콘서트라는 뜻인 거죠!

 

 지난 613일 오후 730분부터 두 번째 행사는 <협동이 살 길: 청년과 은퇴자 조합>라는 주제 하에 청년과 은퇴자들의 협동조합 사례 세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바로 토닥토닥 협동조합, 서울은퇴자협동조합(마이앙코르),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어반비즈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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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토닥토닥 협동조합’(이하 토토협)의 조금득 이사장이 발제자로 나왔습니다. 조 이사장은 이사장이라는 말이 딱딱해 청년들은 저를 이장이라고 한다면서 자신을 토토리 마을 이장으로 부담 없이 불러 달라고 청했습니다.

조 이사장은 청년연대은행이라는 이름으로 1년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월 창립된 토토협에 대해 꿈꾸는 청년들의 연대은행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청년들은 누구나 꿈을 꾸어야 하죠. 그렇지만 비용 때문에, 현실 때문에 그 꿈을 잃고 있습니다. 저희는 청년들이 이 협동조합을 통해 꿈을 다시 찾았으면 합니다.”


 토토협의 가장 핵심적인 일은 청년들에게 생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것입니다. 만성적인 구직난에 취업을 하더라도 대부분 비정규직이라 워킹 푸어를 벗어나지 못 하고, 그럼에도 이 사회에서 취약 계층으로 인식되지 않는 탓에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에조차 기댈 수 없는 것이 이 시대 청년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토토협은 여기 주목하는 것입니다. 월세, 병원비, 약값 등 꼭 쓸 수밖에 없는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그런 대출이 유지가 되겠느냐는 질문도 수없이 받았지만 조 이사장은 토토협을 설립하기 전 1년여 동안 청년연대은행이름으로 1인당 10만원까지만 대출을 해 주었는데 상환 포기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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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협은 지난 223일 창립해 현재 조합원은 300여명, 출자금은 3500만원 정도입니다. 이 출자금은 외부 지원은 한 푼도 받지 않고 모두 조합원 청년들의 출자금을 5천원, 1만원씩 모은 돈이라고 합니다. “정부나 기업 지원을 받아 종잣돈을 만들지 그러느냐는 조언도 많았다지만 조 이사장은 우리 스스로 자립한다는 원칙이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조합원의 자격은 만 15~39. 그 이상도 출자만 할 수 있는 명예조합원은 가능합니다. 보통 공제조합의 대출 사유 해당 대상은 조합원의 직계 가족까지인데, 토토협은 친구, 반려동물까지도 해당된다는 게 특징입니다. 조 이사장은 청년들에게 가족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같이 가는 존재들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합원 가입 후 6개월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아직 정식 대출자는 없지만 긴급대출자는 8명 있었습니다. 방값, 병원비 등 그야말로 긴급한 자금을 대출한 것이죠토토협은 그 밖에도 청년들을 위한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재무상담사 양성 과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일에 그치지 말고 청년들이 자립적인 재무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입니다생활재능협동이라는 이름으로 일손나눔, 재능기부, 물품나눔 등도 하고 있습니다.

 조 이사장은 청년들과 이야기 나눠 보니,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이라는 공통접이 있었다면서 얼굴을 맞대고 가진 재능을 나누고,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다시 꿈을 꾸자는 취지로 청년들이 모여 생활재능협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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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도 조 이사장은 조합원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캔맥영화제등 다양한 문화활동도 소개하면서 토토협은 소외되는 청년 없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석자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협동조합은 금융, 보험업을 할 수 없다는데 토토협은 어떻게 대출 사업을 하느냐고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이사장은 그렇게 때문에 토토협은 현재 협동조합기본법 상 협동조합이 아니고 임의단체이며 공제조합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라면 금융업도 가능하지만, 대출 대상의 40%가 취약계층이어야 한다는 등의 제약 때문에 그 쪽도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청년층은 취약계층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죠.

 

 조 이사장은 공제조합도 2013년까지 협동조합 명칭을 쓸 수 있다고 전하면서 전문가들도 협동조합의 법적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으니 긍정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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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을 설명하러 나온 우재룡 이사장은 마이앙코르라는 브랜드 네임을 소개했습니다.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너무 딱딱한지 조합원이 잘 늘지 않아서 부드러운 이름을 쓰고 있으니 앞으로 마이앙코르라고 불러 달라고 웃으며 당부했습니다.

 

 마이앙코르의 문제 의식은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기대수명은 80대 후반인데 은퇴 평균 나이는 53세라는 데 있습니다. 그 이후의 인생 설계는 오롯이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는 것이죠.


특이한 점은 우재룡 소장의 전직이 삼성생명은퇴연구소장이라는 것입니다. 금융회사 은퇴연구소라면 각종 연금 및 보험 상품을 통한 재무설계를 주로 하는 곳인데, 우 소장 자신은 은퇴 설계에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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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 소장은 아직 소득이 필요한 베이비부머들이 퇴직 후 가게를 차리곤 하는데 혼자 차려서 망하는 일이 다반사다라면서 그래서 협동조합이라는 대안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5명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함께 카페를 낸다면, 또 여기에 문화적 전문성이 있는 베이비부머가 인문학 강좌를 해 주는 등 특성을 살리고, 다른 협동조합과의 연대로 안정적 수요를 만들어 낸다면 리스크가 훨씬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또 우 소장은 협동조합에 대해 투명한 지배구조, 경제적 자립을 추구한다는 점 등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을 지향하지 않는 이유도 정부 지원을 받기보다는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편이 낫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이앙코르는 은퇴자를 창업 및 재취업 컨설팅뿐 아니라 재무설계, 가족관계 상담, 취미와 여가생활 안내까지 하고 있습니다. 금융, 여행, 의료, 간병 등 상품에 대한 공동구매도 추진합니다.

우 소장은 마이앙코르의 가능성을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베이비부머 자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례로 마이앙코르 홈페이지(www.myencore.kr)는 사무실을 방문한 한 은퇴자가 1시간만이 뚝딱 만들어 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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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 소장은 앞으로 전국에 은퇴자 협동조합 조직을 만들고 현재 120명인 조합원을 올해 안에 3000명으로 늘리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 중 마이앙코르에 대해 나온 질문은 청년들과 연대할 생각이 없느냐는 것이었는데요. 우 소장은 이미 저희 사무실이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 안에 입주해 있어 협력을 하고 있다면서 베이비부머의 지식과 경험과 자본,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합쳐지면 좋은 사업 모델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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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어반비즈서울)의 박진 대표가 발제를 했습니다. 어반비즈서울은 대부분 직장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으로 서울 노들섬에 벌통을 설치하고 도시양봉을 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왜 꿀벌인가? 왜 도시인가? 왜 협동조합인가?”라는 주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꿀벌은 전 세계 식물 수분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으며 유럽 내 꿀벌의 경제적 기여도가 소, 돼지에 이어 3위에 이를 정도로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닭보다 꿀벌이 위라는 점은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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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도 꿀벌이 식물 수분 작용에 기여하는 비중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6조원에 달한다는 군요. 문제는 꿀벌 수가 2006CCD(Colony Collapse Disorder) 발생으로 25~40%가 감소됐다. 2010년 국내에서도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피해를 입어 418천군 중 불과 4만여군의 토종벌만 생존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양봉에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빌딩숲으로 가득 찬 도시가 시골보다 꿀벌이 살기에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꿀벌의 겨우내 생존률은 도시가 62.5%로 시골의 40%보다 높았습니다. 꿀의 양도 벌통 1개당 도시는 26.25kg, 시골은 16.15kg으로 도시가 월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 내에서 더 많은 양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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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반비즈서울이 노들섬에 설치한 벌통은 당초 7개에서 30개로 늘어났습니다. 올해 안에 서울 전역에 1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데요, 성북구, 남산 등 추가로 벌통을 설치할 장소를 찾고 있습니다.

또 꿀과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 생산 사업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꿀을 넣은 아이스크림과 맥주, 밀랍과 로얄제리, 프로폴리스를 이용한 고급화 상품까지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밀원수(꿀이 나오는 나무 또는 식물) 심기 캠페인, 도심 옥상 녹화 캠페인 등도 벌여 나가려는 계획인데요. 박 대표는 벌통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알려만 주시면 달려 가겠다면서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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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협동조합 콘서트도 1회와 마찬가지로 200여 좌석이 참석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다만 이 행사에 대한 아쉬운 점과 요청사항들도 다수 제기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협동조합을 현실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정보와 아이템을 더 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느낄 수 있는 대답이었는데요, 다만 첫 술에 배 부를 수 없다는 한계는 어쩔 수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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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콘서트는 오는 10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진행되므로 부족한 점은 메꾸고 보완하면서 더 많은 정보와 사례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는 27일 진행될 3회 행사는 <생활협동의 발견: 생활밀착형 조합>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참가 신청은 http://wisdo.me , 행사 문의는 070-8260-5200으로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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