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도시 서울을 그리다, 첫 토크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2013-06-03 조회 : 7363댓글 : 0
  • 주최/주관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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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최하는 협동조합 토크 콘서트,

<협동조합 도시 서울을 그리다> 첫 행사가 지난 530일 오후 730분부터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첫 번째 자리인데다 유료(13000)행사였는데도 준비한 200좌석이 꽉 차고도 보조좌석이 필요했을 만큼 많은 분들이 와 주셨습니다. 참석자들의 열의도 대단해서 질의응답만 1시간이 넘게 진행됐습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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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서울에 부는 산들바람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이날 토크 콘서트에는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김태희 과장, 우리 협동조합 만들자의 공저자인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협동조합 참 좋다의 공저자인 차형석 시사인 기자가 발제자로 나와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각 발제의 주요 부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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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희 과장은 먼저 “100여분 참석을 예상했는데 두 배가 넘게 오셨다면서 다음에는 장소를 좀 더 콘서트 분위기 나는 곳으로 옮겨 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과장이 오늘 이 자리는 실무적인 설명을 드리려는 목적이 아니고, 왜 협동조합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발제를 시작하자, 참석자들 사이에는 실망하는 기색도 있었습니다. 설립 절차와 서울시의 지원 정책 등이 가장 궁금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김 과장이 협동조합의 가치를 더 강조하고자 한 데는 이유가 있어 보였습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신 분들께 물었더니 90%가 관련 교육을 받아 보지 못하셨더군요. 협동조합이 많이 생긴다고 능사가 아닌데,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 ‘IT 벤처 붐때처럼 우수수 생겼다가 없어져서는 안 될 텐데요.”

 

 김 과장은 협동조합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경쟁에서 협동으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가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만 들어왔지 협동을 배우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 고속성장 모델은 이미 한계에 부닥쳤지요. 소득격차, 양극화, 중산층 몰락 등, 산적한 사회 문제들을 어떻게 풀까, 고민하던 사람들이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서울시가 10년간 협동조합 8000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많이 생긴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는 말씀은 무엇인지? 김 과장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며 “8000개라는 숫자는 잊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협동조합이 잘 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경우 10년 후의 숫자를 예측한 것이지 인위적 목표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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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과장은 체계적인 종합 지원’, ‘생태계 조성’, ‘전략분야 활성화 추진’, ‘협동의 가치 확산’, ‘홍보체계 마련등 서울시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역할 및 사업도 소개했습니다. 특히 공동육아, 돌봄, 보건의료, 주택, 전통상인 및 소상공인, 베이비부머, 비정규직 노동자 등 7대 전략분야 협동조합 설립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협력관계를 깨트리면 다 망하는 것이 협동조합입니다. 모든 집이 1마리씩만 양을 키워야 지속 가능한 목초지에서

한 집이 몰래 2마리를 키우면, 다른 집도 다 1마리씩 더 키우고 결국 그 목초지는 황폐해집니다. 이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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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부터 20여 년을 협동조합 분야에 몸담아 왔다는 김성오 이사장은 협동조합에 대해 이제 아주 보편적인 기업 형태라고 말했습니다.

 기존에는 사업하려면 개인사업자이거나 주식회사를 만들거나(회사법인 중 주식회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므로) 둘 중 하나였는데, 이제 한 가지가 더 생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를 굉장히 큰 변화라면서 전 세계에 그런 나라가 별로 없다. 유럽과 미국의 몇몇 주, 캐나다 정도이고 일본은 지난 30년간 이를 위해 싸워 왔는데 안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직원 협동조합)을 커피전문점이라는 쉬운 예로 설명했습니다.

청년 10명이 일하는 커피숍이 있다고 칩시다. 1명은 주인이죠. 커피숍 창업에 대략 5  정도 든다니 이 돈을 아버지에게 타낼 정도의 부잣집 아들이어야 할 겁니다. 나머지 9명은 시급 4000원 정도의 아르바이트 직원입니다. 카페가 잘 돼서 제 궤도에 오르면 월 3000 원 정도 이익이 날 겁니다. 이 대부분은 주인 혼자 가지게 되죠.”

 

 이번에는 직원 협동조합 형태의 커피숍입니다. “청년 10명이 커피숍을 내기로 했다면 각각 5000만원씩 마련하면 됩니다. 부자가 아니어도 가능하죠. 그리고 자기들이 직접 일을 합니다. 겉으로 볼 때는 위와 비슷하지만 고용의 성격과 질이 다릅니다.”

 

 주식회사인 경우에도 청년 몇 명이 동업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돈을 많이 벌수록 대표이사인 청년 한 명이 친구의 주식을 인수해 권력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도 그런 식이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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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망할 경우입니다. 앞의 예에서 부잣집 아들은 아버지에게 한 번 호되게 혼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김 이사장은 그러므로 협동조합은 개인 창업이나 주식회사보다 더 신중하게, 2~3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준비 안 하고 시작하면 3년 안에 다 망한다고 자신(?)했습니다.

 

 이어서 협동조합 설립의 주의할 점을 전했습니다. , “협동조합은 동업, 그것도 노골적인 동업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동업은 이미지가 좋지 않지요. ‘아비 자식 간에도 동업은 하지 말라’, ‘친한 친구를 잃기 싫으면 동업 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동업계약서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보고, 친구끼리 동업계약서 쓰자고 하기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망합니다. 장사가 잘 될수록 망합니다.”

 

 김 이사장은 다시, “협동조합은 동업계약서를 쓰는 동업이라고 정의합니다. 그것도 ‘150 된 구체적이고 세세한 동업계약서라고 말하는데요, 이는 바로 협동조합의 정관과 규약입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설립된 협동조합 중에 규약 만든 곳을 거의 못 봤는데, 내년쯤 깨진다고 100% 자신한다고 일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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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울러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 간 협동을 추구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커피숍 중에서 협동조합 형태가 더 잘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 이유는 앞의 것은 주인 1명의 인맥만 동원되지만 뒤의 것은 10명 조합원의 인맥이 총동원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또, 인근의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거의 이 카페를 이용할 것이라는데, 이는 협동조합의 7원칙6번째가 협동조합 간 협동이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김 이사장은 정부 지원부터 찾는 협동조합은 잘 될 수가 없다”, “현재 들어오는 설립 문의 중 50%는 협동조합으로 작동되기 어려운 모델이다등 딱 부러지는 해석을 주로 내놨는데요, 여기 섭섭함을 드러내는 참석자도 있었습니다. “협동조합도 일반 사업처럼 수익성을 다 따진 뒤에야 설립할 수 있다면 나은 점이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협동조합도 설립 후에는 시장경제, 일반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면서 망하고 나면 협동도 할 수 없는 것이니 수익모델이 확실치 않다면 더 준비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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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기자는 책 <협동조합 참 좋다>를 쓰기 위해 돌아봤던 유럽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의 협동조합 사례를 전했습

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이탈리아 볼로냐로 인구가 17만 명인데 협동조합이 400,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였습니다. 볼로냐 시민들에게 왜 생활협동조합(코프)에서 물건을 사느냐고 질문하면 당연한 것을 왜 묻지?’라는 반응이었다면서 이들에게 협동조합은 생활 그 자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건설협동조합, 급식협동조합, 보육교사, 돌봄서비스 등 5개 부문 협동조합의 컨소시엄인 카라박(KARABAK)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보육시설 라 치코냐(Na Cicogna)’를 바람직한 예로 설명했습니다. 이 카라박 프로젝트는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의 모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지역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스위스의 미그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금지된 금융권 협동조합인 네덜란드 리보뱅크와 캐나다 데자르뎅도 설명했습니다.

차 기자는 카라박 등을 보면서 협동조합은 사회적 약자들이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만든 결사체라고 이해했다면서 한국에서도 문화 사회 경제적 욕구를 협동조합으로 푸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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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제를 마친 후 많은 질문이 쏟아졌는데요.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한 참석자가 협동조합이 해산할 경우 책임 범위는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성오 이사장은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유한책임으로, 출자한 돈 범위 내에서 책임지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 은행 등에서 차입(대출)을 할 때 보증을 섰을 경우는 그 금액에 대해 보증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그래서 보증을 이사장 등 1인에게 서게 하는 것은 협동조합 원리에 맞지 않다면서 규약 상에 조합원과 임원 다수가 분할보증을 하도록 정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은행도 돈을 빌려 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협동조합 토크 콘서트는 오는 6132회 행사인 <협동이 살 길: 청년과 은퇴자 조합>으으로 이어집니다. ‘토닥토닥협동조합’, ‘도시양봉협동조합’, ‘서울은퇴자협동조합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소개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참가 접수는 공지사항( http://sehub3553.cafe24.com/se4_1/2886 )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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