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광화문에서 사회적경제 장터가 열립니다

2014-03-27 조회 : 1652댓글 : 0
  • 주최/주관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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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이제 사회적경제 장터로 불러 주세요!

3월23일 광화문 희망나눔장터 첫 사회적경제 장터 열린 날

 

 

 지난 3월 23일, 광화문에 봄이 왔다. 날씨만 그랬다는 게 아니었다. 서울에서 가장 큰 나눔장터로 자리 매김한 ‘광화문 희망나눔장터(이하 광화문장터)’가 첫 꽃망울을 터트렸다. 5개월의 겨울 휴장기를 마치고 2014년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느덧 따뜻해진 봄 날씨에 맞춰 광화문을 찾았고, 환한 표정으로 장터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올해 2년째. 광화문장터는 변신을 꾀했다. 사회적경제 장터가 정기적으로 광화문장터의 한 코너를 차지해 시민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올해 광장 등 다중 이용 장소에 사회적경제기업 장터를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의 판로를 지원 및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를 더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색 장터들이 넓은 광장에 가득!

 

 올해 광화문장터는 세종로 보행전용거리는 물론 세종로 차로까지 공간을 넓혔다. 더 많은 볼거리로 시민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기로 한 것이다. 월별, 계절별 특성에 맞는 주제별 장터를 구성하기로 한 것도 바뀐 점이다.

 이날의 주제는 ‘새내기 대학생을 위한 알뜰장터’였다. 생필품 및 전공서적 교환, 학용품 판매 등은 물론 리포트 잘 쓰는 법 등 노하우와 재능을 함께 나누는 장터로 구성됐다. 한국성수동수제화협동조합의 특별 장터에서는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는 저소득층대학생, 가출여성청소년에게 기부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아울러 수익금 일부를 기부할 수 있는 ‘재활용 장터’, 팔도 농수특산물을 직거래로 구입할 수 있는 ‘농부시장’, 여러 나라의 다양한 전통음식과 공연을 볼 수 있는 ‘외국인 장터’ 등 다양한 이색장터가 넓은 광장을 가득 채웠다.

 

사회적경제 장터, 작년 1억3000만원 매출

 

센터는 지난해 사회적경제 장터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지원기관, 자치구 등이 힘을 합쳐 광화문을 비롯한 6개 장소에서 8회에 걸쳐 시범적으로 장터를 운영했다. 이들 장터엔 총 264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참여, 1억3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서울시와 사경센터는 사회적경제 장터를 확대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사회적경제 장터도 이의 일환이다.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에게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판로개척의 기회와 상시 홍보의 장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날 사회적경제 장터도 참가기업 모집을 통해 △(예비)사회적기업 7개 △협동조합 7개 △마을기업 2개 △청년소셜벤처 2개 등 총 18개 기업이 선정돼 참가했다. 전시/홍보/판매 6개 부스를 비롯해 체험 프로그램 3개 부스, 운영/이벤트 1개 부스 등 총 10개 부스로 꾸려졌다.

 

협동조합 보드게임, 재활용 체험, 민요 배우기…

 

 사회적경제 장터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정부종합청사 방향으로 올라가 터를 잡고 있었다. “사회적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푯말이 눈에 띄었다.

 사회적기업(예비 포함)들의 부스 앞에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고, 이를 유심히 쳐다보는 시민들이 적잖게 보였다.

 

 이날 협동조합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보드게임 ‘렛츠쿱’을 들고 참여한 IT개발자 직원협동조합 ‘엑투스’의 김희태 씨는 “시민들과 일상에서 접촉할 수 있는 이런 기회도 그렇고, 이런 장소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탐색전 기분으로 왔는데, 많은 분들이 의외로 높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품도 사 가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의 발길은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 ‘금자동이’ 부스 앞에서도 많이 멈췄다. ‘버려진 장난감의 꿈’이라는 슬로건으로 버려진 장난감을 되살리는 환경 예술 체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옆의 다문화공연체험 사회적기업 ‘샐러드’는 필리핀 민요 ‘바하이쿰보’를 가르쳐 주는 활동과 아시아 전통 옷 포토타임으로 시선을 끌었다.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부스는 협동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인 ‘미디어아트’의 것이었다. 사진을 찍어주고 그것에 배경그림을 추가한 ‘무료 그림 체험’을 선보인 덕이었다. 시민들이 너도나도 몰려 자신의 얼굴을 피사체로 제공했다.

 7개의 기업이 참여한 협동조합 부스 앞에는 ‘공동소유, 민주적 운영을 통하여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이루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기업’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파쇄 된 종이를 되살린 씨앗 수제종이를 선보인 ‘협동조합 온리’도 시선을 끌었다. 문서 파쇄기 의해 조각난 종이를 사용했다는 설명에 신기해하는 시민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번역협동조합과 출판협동조합의 협동

 

 번역협동조합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멈췄다. 큼지막한 세계 지도가 걸려있는 덕분이었다. 11개 언어(영어, 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베트남어, 독일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태국어) 번역이 가능하다며 세계 지도에 번역 가능한 국가들을 표기해놓고 있었다.

 부스에선 최근 화제가 된 영화의 원작인 ‘노예 12년’(솔로몬 노섭 지음·이세현 옮김/새잎 펴냄)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조합원 중 한 명이 번역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 또한 ‘1인출판협동조합’을 통해 출간됐다는 것. 협동조합 간 협동의 사례도 보여주는 장터 풍경이었다.

 최재직 번역협동조합 사무국장은 “지난해 11월 서대문구에서 연 홍제천 행사보다 인원이 30배 이상 많은 것 같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 몰랐는데, 일감 문의나 조합원으로서 일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이 하고, 특히 해외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이어 “이렇게 시민들에게 우리 조합을 알리는 것만 해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 기업체 대표님도 번역 일감을 맡기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셨고 이런 기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혁신적인 창업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청년기업들이 모인 청년소셜벤처 코너에는 친환경 디자인 문구류를 선보인 ‘지구나무’와 클레이아트 체험을 제공한 ‘아띠’ 등이 시민들과 만났다.

 

 마을기업은 마지막 코너에 자리 잡았다. ‘마을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적 관계망에 기초해 주민욕구와 지역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설명 곁에 인견으로 만든 봉제제품을 들고 나온 ‘행복마을협동조합’과 한복소재 앞치마 등을 선보인 ‘바늘한땀’이 자리했다.

 

부스 위치, 모객 전략 등 개선 필요

 

 사회적경제 장터를 둘러보던 시민 김경미 씨는 “사회적경제 기업들에게도 의외로 좋은 상품이 많아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장터가 활성화돼서 지역마다, 동네마다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11시부터 열린 사회적경제 장터는 4시 폐막을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등장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는 시민들이 두 사람을 에워싸는 풍경이 장터 막판을 장식했다.

 

 그렇다면 이날 사회적경제 장터에 아쉬운 점은 없을까. 부스의 한 참여자는 “위치가 광화문 사거리에서 먼 것도 있고, 중간에 자리한 먹거리 장터에 밀렸다는 느낌도 든다”며 “다음에는 사회적경제 장터가 좀 더 앞쪽으로 자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비슷한 의견을 말한 다른 부스 참여자는 “먹거리장터에 사람들이 몰리다가 이쪽으로는 그 숫자만큼 넘어오지 않는다”며 “사회적경제 장터 부스 배치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하고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가족 단위의 시민들을 어떻게 잡고 관심을 모을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혁신파크 장터, 지역 특색 장터 등도

 

 사회적경제 장터와 관련,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올해는 운영 장소를 다양화하고 일회성 기획 장터가 가진 한계 극복을 위해 정기 장터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오는 5월쯤부터 매주토요일에는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마당에서 장터를 열고 자치구 단위마다 특색 있는 지역 장터가 열리도록 지원도 할 계획이다.

광화문 장터는 이날을 시작으로 11월까지(7·8월 휴장) 매주 일요일 운영(총 24회)된다.

 

 센터 임상엽 매니저는 “광화문 장터와 은평 장터는 방문자수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사회적경제 제품을 홍보하는데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며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청년벤처 등에게 균등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월별 테마 장터를 기획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김이준수(노동자협동조합 적정기업 ep coop)

-사진 이우기(사진가)

 

 

상반기 장터 참가 신청하기   http://goo.gl/mMra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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