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프로젝트는 지난 5월과 6월, 혜화 일대 이주배경 가정 아이 스무 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의 돌봄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보통 유치원과 학교를 가고,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에 가던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집 안에 머물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학교, 지역아동센터 대부분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 중 한부모가정이 절반 이상인 데다 생계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어린 나이와 관계없이 집 안에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내 아이 같은, 혹은 더 어린 연령대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홀로 있다는 얘기를 듣는 느낌은 복잡했다. 끼니 때가 되면 알아서 밥을 챙기고, 몸이 불편한 아이는 스스로에게 주사를 놓기도 했다. 집에서 말을 주고받을 사람이 없었고 아이들은 그 시간을 게임이나 TV 시청으로 메우고 있었다. ‘아이들은 당연히 보호자와 함께 있다.’는 것도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다. 이러한 현장을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 중심의 돌봄을 실천하는 놀담이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더 선명해져 갔다. 물론 모든 공백을 메울 수는 없지만 모두가 거리두기를 하라고 할 때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리스크를 떠안고 시도해야 하는 일이었음은 분명했다.